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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생명 값’은 얼마인가? - 정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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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기쁨에 넘쳐난 얼굴로 험준한 산을 넘고 있었다. 그 남자는 험악한 산을 몇 시간째 걸으면서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매우 큰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가 부인과 아이들을 만나 함께 부둥켜안으며 기뻐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최상이었다.

그런데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심상치 않았다.
급기야 하늘에서는 비를 동반한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눈비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더 이상은 걸을 수 없었다. 남자는 할 수 없이 잠시 피할 곳을 찾아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에서 잠깐 쉬면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눈보라는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온몸이 젖어서 추위에 떨었다. 결국 그날 밤을 동굴에서 보내야 했는데, 산속이라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자칫하다가는 동사할 것이 뻔한 일이었다.

남자는 주위에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붙였다. 온통 젖은 잎사귀였고, 주위에는 종이쪽지 하나 없었다. 결국 이 남자는 불을 붙이기 위해 돈다발을 불쏘시개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겨우 불을 붙여 모닥불을 피웠고, 그날 밤 그는 모닥불 옆에서 아침까지 버틸 수 있었다.

아침이 되어 눈보라는 그쳤고, 마침 동네 사람들에 의해 구조되었다. 그 남자가 구조될 수 있었던 것은 모닥불을 피우면서 연기가 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위치를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돈을 자신의 생명과 맞바꾼 것을 알기 때문에 돈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오래전에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서 읽은 내용을 기억해 보았다. 앞의 내용과 반대 이야기가 있다. 나폴레옹이 군대를 이끌고 러시아에 원정을 갔다. 프랑스 군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떠난 텅 빈 모스크바에서 수많은 보물과 보석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런데 그들은 그렇게 많은 보석을 갖고도 프랑스로 돌아가지 못했다. 돌아가는 길녘에 혹한으로 살아 돌아간 군인은 몇 퍼센트 되지 않았다. 결국 죽음 앞에 보석은 노잣돈이 된 셈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현대인들 중에는 돈의 노예가 되고, 돈으로 사람의 가치척도를 기준하는 이들이 있다. 가족 행사 때도 거액을 내는 형제가 ‘큰 소리 한다’는 것으로 봐서 이 시대가 지나친 배금주의 사회가 되어 버렸다.

종종 사람들에게 삶의 목표를 물으면 ‘돈을 많이 버는 거’라고 답변하는 이가 있다. 그러면 ‘그렇게 돈을 많이 번 뒤에 무엇을 할 거냐?’고 되물으면 그때쯤이면 쉬면서 인생을 즐길 거라고 답한다. 그런데 지나치게 돈을 지향하는 사람이 목표하는 돈을 벌었다고 만족하면서 휴식을 취할까? 그러지 못할 거라고 생각된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은 법, 언제 큰 돈을 잃고 알거지가 될지도 모르는 게 인생이다. 곧, 거액=행복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어떤 재물도 생명만큼 귀중한 가치는 없으며, 인생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잠시나마 돈과 인생, 그리고 행복의 상관관계를 사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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