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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유학 DoorDash로 달리는 엄마: “피자 대신 희망을 배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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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사 내용과 무관.




도어대시로 삶을 달리는 그녀의 이야기


써리 플리트우드의 저녁,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윤혜진 씨(가명·42세)는 조용히 두 번째 하루를 시작한다. 

손에는 빨간 DoorDash 보온가방, 어깨에는 든든한 워커, 그리고 주머니엔 두 딸의 사진이 있다.


“나는 매일 저녁, 누군가의 식탁을 위해 음식을 나르죠. 그리고 그게 결국 우리 집 식탁을 지켜요.”


코로나19 이전, 윤 씨는 한국에서 자영업 중인 남편의 송금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팬데믹은 한국과 캐나다를 동시에 흔들었고, 남편의 사업도 급속히 침체되면서 밴쿠버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그때, 혜진 씨는 도어대시(DoorDash)를 만났다. 누군가에게는 단기 알바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그녀에게는 생계의 맥박이자 자존감, 그리고 자녀 교육비를 책임지는 하나의 해답이었다.



‘엄마’의 또 다른 하루


“아이들 숙제 챙기고 간단히 밥 먹이고 나면, 제 하루가 시작돼요.”

혜진 씨는 하루 평균 4,5시간 뛰면, 기름값과 보험료 등 제반 비용을 제하고도 약 $600이 계좌로 들어온다. 이 돈으로 아이들의 학원비, 간식비, 그리고 아이들한테 입힐 의류까지 마련한다.


“내 이름으로 들어오는 입금이, 세상에서 제일 뿌듯해요.”



혜진 씨는 도어대시 최상위 등급인 ‘다이아몬드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평점 4.7 이상, 배달 완료율 95%, 수락률 70%, 최근 3개월 200건 이상 완료라는 조건을 매달 충족해야 한다. 이 레벨에 도달하면, 고수익 배달이 가장 먼저 그녀의 앱에 뜬다.


“배달 시작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마치 내게 맞춰진 오더가 기다리고 있는 기분이에요.”


센스 있게 지역과 시간대를 분석하고, 고객 응대를 정성껏 해온 결과다. 도어대시 본사도 이 같은 상위 다셔에게 고수익 배달 우선권을 부여한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어느 날, 그녀는 GPS 오류와 신호 끊김으로 배달에 실패했다. 일부는 이런 상황에서 그냥 넘어가지만, 혜진 씨는 즉시 센터에 리포트를 보냈다.


“다이아몬드 등급은 신뢰예요. 그게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거죠.”


한겨울엔 국물 음식이 쏟아져 무릎을 데였고, 눈 오는 밤엔 빙판길에서 미끄러졌다. 하지만 그녀는 다음 날에도 다시 핸들을 잡았다. 이유는 하나, 아이들 때문이다.



배달을 하다보면 소수의 손님은 기대 이상의 팁을 주기도 한다.그리고 그 수입도 솔솔 하지만 한 마디의 따뜻한 말이 그녀에게는 무거운 가방보다 더 큰 온기를 안겨준다.


“Thanks for the quick delivery! Drive safe!”—그 말들이 더 오래 남아요.”




윤혜진 씨의 최종 목표는 간병인 자격증을 따는 것이다. 아직은 여유가 없지만, 도어대시는 그 기반을 마련하는 징검다리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제 시간도 조금 생기겠죠. 그땐 간호 조무사 교육을 받고 간병인으로 일하고 싶어요. 도어대시는 제 두 번째 인생을 위한 워밍업이에요.”



도심의 속도에 발맞추며도, 그녀는 삶의 방향만큼은 잃지 않는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엄마는 너희 웃음소리 들으며, 매일 도시를 달렸단다.’”


배달 음식이 식지 않도록, 가족의 마음도 식지 않도록—그녀는 오늘도 햇살을 접고 도시의 밤길을 달린다. 도어대시는 그녀에게 단지 앱이 아닌, 삶의 맥박이자 자존심이며, 내일을 향한 작지만 확실한 ‘출발 버튼’이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그 말처럼, 윤혜진 씨는 단순한 배달원이 아닌, 도시를 지키는 오늘의 영웅이다.



※ 이 기사는 실존 인물의 경험과 실제 취재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입니다.
기록 속 이름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처리했으며,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수치는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실제 DoorDash 드라이버 사례와 통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윤혜진 씨의 이야기는 수많은 이민자 여성들이 생계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길 위의 기록'입니다.


밴쿠버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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