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카나다 이민자의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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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캡처
제7장: 조용한 작별 – 아버지의 마지막 산책
“그의 발걸음은 멈췄지만, 그의 길은 우리 마음 속에 계속된다.”
2000년 9월 28일, 목요일.
그날 아침, 몬트리올의 하늘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했다. 바람도, 비도, 햇살도 잠든 듯했다. 병상에 누운 아버지의 숨소리는 얇은 담요처럼 희미했고, 그의 눈빛은 오랜 산책 끝에 도달한 정적 같았다.
나는 침묵 속에서 그의 손을 잡고 앉아 있었다. 작고 마른 손, 하지만 여전히 강인한 손. 그 손은 내 어깨를 감싸 안아준 적도, 나를 산책길로 이끈 적도 있었다.
그 손은 헌법 서명서에 마지막 서명을 했고, 침묵하는 정의를 깨우는 연설문의 문장을 썼으며, 무엇보다도 세 아들을 위해 조용한 저녁 식탁을 차려내던 손이었다.
산책자의 마지막 여정
은퇴 후, 아버지는 몽로얄 공원을 걷는 일을 일상처럼 해왔다. 아무 말 없이, 아무도 데려가지 않고, 그저 걷는 것. 겨울에도, 가을에도, 초봄의 쌀쌀한 안개 속에서도 그는 걸었다.
그 길은 그에게 기도였고, 사유였으며, 사적인 정치적 성찰의 공간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말로 세상을 바꾼 사람이었지만, 은퇴 후엔 말보다 침묵을 선택했다. 그 침묵 속에서 그는 다시 자신을 돌이켜보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치 세상의 모든 질문을 다 품은 사람처럼.
아버지의 눈빛
마지막 몇 날 동안, 그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그답게 깊었다. 내가 방에 들어설 때마다, 아버지는 내 눈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느 저녁, 내가 그의 침대 옆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던 중, 그가 입을 열었다.
“저스틴…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너는 부드럽게 걸어야 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문장이었다. 그것은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었고, 당부이자 사랑이었다. 나는 울음을 삼켰다. 그는 나를 정치로 부른 적이 없지만, 나는 그날 그의 시선에서 길을 보았다.
국민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작별
그가 세상을 떠나자, 캐나다는 슬픔에 잠겼다. 몬트리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열린 국민장은 마치 한 시대가 무릎을 꿇은 듯한 장면이었다. 수만 명이 도로와 언덕, 강가에 모여들었다.
나는 그날, 그의 관을 따라 걷던 중 많은 이들의 눈물과 마주쳤다. 그들은 그를 단지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그의 캐나다’를 살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연단에 섰다. 내 손은 떨리고, 목소리는 메어왔다. 하지만 나는 말해야 했다.
“He was my father. My hero. And now, he is a part of the Canada he built.”
그가 남긴 가장 조용한 메시지
아버지가 떠난 후에도, 나는 자주 몽로얄을 걷는다.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오래된 나무들이 내뿜는 숨결 속에서 나는 그를 느낀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지만, 여전히 말하고 있다.
그의 산책은 끝났지만,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늘 묻는다.
“아버지라면 지금,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의 조용한 작별은 내게 평생의 나침반이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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