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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유학 “월급은 없지만 자유는 있다” – 우버 드라이버가 된 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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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실직, 그리고 다시 잡은 핸들 위의 희망


59세의 스티브 김(가명)은 오늘도 어김없이 이른 새벽 부츠 끈을 조이며 하루를 시작한다. 어젯밤 남긴 밥과 콩나물국으로 속을 달랜 뒤, 그는 테슬라 Y에 올라 스마트폰의 우버 앱을 켠다.


“오늘도 200킬로미터쯤은 달려야죠. 손님을 태우고, 또 태우고… 그게 제 하루예요.”


이민자이자 이혼 후 홀로 밴쿠버에 정착한 김 씨에게, 운전석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다. 그것은 인생의 두 번째 출발점이자, 고독한 이민자가 묵묵히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현실적인 무대다.



김 씨는 2015년, 49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밴쿠버에 홀로 이민을 결심했다. 한국에서 중견 그룹의 마케팅 실무자로 일했던 그는 이혼 후 딸과의 연락도 끊긴 채, ‘인생 2막’을 캐나다에서 열기로 했다.


하지만 캐나다는 그에게 전문직 일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영어, 네트워크, 시스템…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렇게 그는 밴쿠버 한 한식당 주방에서 설거지를 시작으로 새로운 삶에 발을 들였다. 


그로부터 1년, 음식 조리를 배워 쿡으로 자리 잡았지만 팬데믹은 다시 그의 생계를 앗아갔다.


“식당이 어려워지니, 주인 부부가 직접 부엌을 맡더라고요. 저는 자연스레 나와야 했죠.”



그가 가진 건 면허증 하나뿐이었다. 그는 검색창에 ‘우버 드라이버 되는 법’을 입력했고, 한 걸음씩 나아갔다.


우버 드라이버 자격요건 (BC주 기준)

  • Class 4 운전면허 (필기 + 실기 전환 필수)

  • RCMP 범죄기록 증명서

  • Driver's Abstract 제출

  • 차량: 연식 10년 이내, 안전검사 통과

  • Ride-share 전용 보험 가입 (연간 $600~$1,000 추가)

  • 우버 온라인 교육 이수


“복잡하긴 했지만, 다 하나씩 해내니 결국 출발선에 섰어요.”



김 씨는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운전한다. 메트로 밴쿠버 기준으로 연간 우버 드라이버의 평균 수입은 약 $50,000. 하지만 기름값, 차량 유지비, 감가상각, 보험, 수수료, 세금 등을 제하면 실제 손에 남는 돈은 약 $35,000 수준이다.


“고정 월급은 없지만, 일한 만큼 보이는 수입이 있어요. 택시보다 유연하고, 내 스케줄대로 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우버는 평점 4.7 미만 시 경고, 4.5 미만은 계정 정지를 받을 수 있다. 김 씨는 최상위 등급인 ‘다이아몬드 레벨’ 드라이버다. 이 레벨에선 손님 평점과 목적지를 사전 확인할 수 있어 수익성 높은 운행을 선택할 수 있다.


“좋은 손님, 적절한 거리, 높은 팁… 다이아몬드 등급이니까 가능한 일이죠. 별점 하나가 생계와 직결돼요.”



김 씨는 CRA 사업자로 등록하고, 회계사의 도움을 받아 매달 수입과 지출을 정리한다. 차량 감가상각, 기름값, 통신비, 식사비 등을 공제받아 세금 부담을 줄인다.


“이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벌고, 내가 책임지는 구조잖아요. 캐나다에 와서 처음으로 ‘내 돈’을 버는 느낌이에요.”


우버로 수많은 손님을 태우며 김 씨는 또 하나의 통찰을 얻었다.

“이민자들이 차를 잘 모르고 사요. 보험, 감가, 차량 상태… 사기당하는 분도 많고요.”


그래서 그는 언젠가 ‘이민자를 위한 차량 구매·운용 컨설팅 센터’를 열고 싶다. 


“정직하고 실용적인 정보로 도움 주고 싶어요. 우버는 단지 시작이었을 뿐이죠.”



밴쿠버의 새벽은 차디차지만, 김 씨의 핸들은 따뜻하다. 언젠가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이 길. 어떤 날은 고된 손님을 만나고, 어떤 날은 팁 한 장 없는 코스를 달린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은 목적지만 알려주지만, 삶의 방향은 내가 정해야죠.”


오늘도 도시의 어둠을 뚫고, 그는 조용히 시동을 건다. 그 엔진 소리엔 한 남자의 고요하지만 뜨거운 자립의 의지가 담겨 있다.
스티브 김의 두 번째 인생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 이 기사는 실존 인물의 경험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 되었습니다.
가명으로 처리된 ‘스티브 김’의 이야기는 메트로 밴쿠버 이민자들이 생계를 위해 묵묵히 달리는 현실의 단면이자,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 모두의 초상입니다.


밴쿠버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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